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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대성전에 세워진 김대건 신부님 조각상 쉽게 찾아가는 방법

by 자주커플 2025. 5. 7.

2023년 9월 16일, 가톨릭의 중심지인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한국 최초의 사제이자 순교자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의 성상이 설치되었습니다. 이는 가톨릭 역사상 동양인의 성상이 바티칸 대성전에 세워진 첫 사례로, 한국 천주교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가톨릭 교회에 깊은 의미를 지니는 역사적 사건입니다.

성상 설치의 배경과 의의

김대건 신부 성상의 설치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성상 봉헌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한국 천주교 16개 교구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성상 제작이 진행되었으며, 바티칸은 이를 승인하여 성 베드로 대성전 우측 외벽의 벽감에 성상을 설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성상은 높이 3.77m, 폭 1.83m의 대리석 전신상으로, 김대건 신부가 갓과 도포를 입고 두 팔을 벌린 자세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자세는 모든 것을 포용하고 받아들이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좌대에는 한글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성상의 위치는 성 베드로 대성전 우측 외벽의 벽감으로, 이곳은 550년 동안 비어 있었던 공간으로, 마치 김대건 신부를 위해 준비된 자리처럼 여겨졌습니다

조각가 한진섭의 헌신

성상 제작은 한국의 대표적인 조각가 한진섭이 맡았습니다. 그는 이탈리아의 대리석 산지인 카라라에서 완벽한 대리석을 찾기 위해 5개월을 소요했으며, 이후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에서 8개월간 조각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한진섭 작가는 성상의 얼굴에 엷은 미소를 띠게 하고, 양팔을 벌려 아래를 내려다보는 자세를 통해 인자함과 포용력을 표현했습니다. 또한, 성상의 뒷면까지 정교하게 조각하여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한진섭은 작업 과정에서 큰 심리적 부담을 느꼈으며, 조각이 잘못되면 작가로서의 생명이 끝날 수 있다는 생각에 죽기 살기로 매달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조각을 통해 돌 속에 갇힌 김대건 신부님에게 자유를 찾아줘야 한다"며, 미켈란젤로의 조각 철학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축복식과 교황의 메시지

성상 설치를 기념하여 2023년 9월 16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간), 성 베드로 대성전 우측 외벽의 설치 장소 인근에서 성상 축복식이 거행되었습니다. 축복식은 성 베드로 대성전을 총괄하는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이 주례했으며, 김대건 신부가 순교한 지 177년 되는 날에 맞춰 열렸습니다.

 

감베티 추기경은 축복식에서 "김대건 신부를 시작으로 이제는 각 민족과 나라를 대표하는 성상을 성 베드로 대성전에 모실 것"이라며, 동서양 교회가 함께 걸어가길 바라는 희망의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교황사도궁 클레멘스홀에서 한국 주교단과 공식 순례단 등 한국 가톨릭 대표단을 만나 김대건 신부 성상 모형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교황은 이를 통해 한국 가톨릭 교회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나타냈습니다.

 

김대건신부님 조각상 쉽게 찾아가는 방법

1. 성 베드로 대성당 입장 전 외부에서 시작

  • 바티칸 시국 입구(성 베드로 광장)를 통해 입장합니다.
  • 대성당 건물 정면을 바라본 상태에서 시작하세요.

2. 성당 정면에서 ‘오른쪽’으로 이동

  • 정문으로 들어가지 말고, 오른쪽 외벽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세요.
  • 대성당 건물의 바깥 벽면을 따라 우측으로 도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3. 외벽에 설치된 여러 성인 조각상 중 확인

  • 외벽에는 여러 나라의 성인 조각상이 줄지어 설치되어 있습니다.
  • 이 중 하나로, 김대건 신부님의 조각상은 갓을 쓴 동양인의 모습이라 쉽게 구별됩니다.

4. 한국어 이름 확인

  • 조각상 받침대에 한글로 이름이 새겨져 있어 외국인 관광객도 쉽게 구분 가능합니다.
  • 조각상 아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라고 적혀 있습니다